경주의 서쪽 끝, 운대리의 고요한 마을 안에 숨겨진 독채 숙소 하유(夏留)저택이 있다. '노을과 함께 머물렀던 하루의 기록'이라는 이름에는, 완공 이전부터 이미 이 집의 시작이 된 하나의 장면이 담겨 있다.
부산에 살던 부부 진혜영·박규동 대표가 처음 이곳을 찾은 건 어느 오후 다섯 시, 호수 위로 노을이 번지던 순간이었다. 말도, 생각도 멈추었다.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그저 바라보았다는 두 사람은, 그렇게 번화한 도심이 아닌 이 고요한 경주의 끝자락에 첫 번째 집을 짓기로 결정했다.
경주 하유저택
- 경주 운대리 독채 펜션
- 주요 특징 : 스킵 플로어 구조, 야외 자쿠지, 루프탑, 수령 100년 나무 조망
- 안전 시설 : 소화기 전 공간 설치, 화재경보기(화장실 포함), 확산형 소화기, 공조 환기 시스템
- 운영 방식 : 직접 설계·시공, 세컨하우스 겸 공유 숙소, 스마트 원격 운영 시스템 적용
ⓒ하유저택 두 개의 세계가 계단 하나로 이어지는 집
하유저택의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1층이지만 지하로 내려가는 듯한 라운지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포켓볼 당구대, 원목 바, 폭신한 꽃무늬 소파, 카페테리아 같은 창가 자리. 그 층을 가득 채운 것은 두 사람이 어린 시절부터 상상해온 공간의 조각들이다.
계단을 오르면 분위기는 전혀 달라진다. 2층 거실과 주방, 2.5층 침실, 야외 자쿠지, 루프탑까지 이어지는 구조는 하나의 집 안에서 완전히 다른 두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건축적 단차와 스킵 플로어 기법을 활용해 층고의 높낮이를 달리한 덕분에 각 공간은 저마다 다른 감각을 자아낸다.
Q. 1층과 2층의 분위기를 다르게 꾸민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정말 쉬고 싶을 때면 항상 호텔을 가려고 했던 것 같아요. 폭신한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라운지에 내려가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면 역시 집이 가장 편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죠. 그래서 그 둘 사이 어딘가, 머무름 자체가 쉼이 되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하유저택 네 번의 설계, 그리고 한 번의 사과
하유저택의 모습이 처음부터 그려진 것은 아니었다. 남편 박규동 씨는 건축과 시공을 직접 맡으며 3D 설계를 도맡았다. 하지만 세 번의 설계를 지나도 결과물은 결국 '평범한 2층 주택'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했다.
Q. ‘하유저택’을 짓는 과정 중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처음 설계를 시작하면서 ‘꼭 둘 다 좋아! 하고 동의하는 것들로 만들어가자’라는 약속을 했어요. 하지만 몇 번이나 설계를 거듭해도 뭔가 제가 원했던 모습은 아니었죠. 며칠 동안 말이 없던 그가 갑자기 저에게 사과를 했어요.
'나는 설계하고 시공하는 입장에서 이건 안 되고, 이렇게는 어렵고, 라는 틀 안에서만 생각하다 보니 결국 네모난 집이 그려졌던 것 같아. 지금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다 지우고, 지금부터는 네가 하고 싶었던 것을 일단 다 말해봐.'
그때부터 오랜 상상 속 집의 모습을 모두 펼쳐내기 시작했어요. 입구의 성벽처럼 높은 담장, 1층이지만 지하로 내려가는 느낌, 야외이지만 실내에서 보이는 자쿠지, 그 자쿠지에서 앞마당의 커다란 나무가 모두 보이는 구조…
상상 속의 이야기들을 건축기법과 요소들을 찾아 하나씩 실현해 나가며 지금의 하유저택의 모습이 그려졌어요. 아마 그에게는 시공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었을 거예요.
100년 나무와 함께 사는 집
하유저택 앞에는 수령 100년이 넘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설계의 기준이 된 나무이기도 하다. 1층 창가에서는 나무의 굵은 기둥과 크게 뻗은 가지가 눈에 들어오고, 2층 통창에는 잎사귀들이 바로 맞닿는다.
Q. 하유저택에서 꼭 즐기고 가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희는 '나무 멍'이라고 해요. 웅장하고 신비로운 나무의 모습이 좋아서 각 층마다 대형 통창으로 나무를 바라볼 수 있게 설계했어요. 새가 날아오고, 바람에 잎이 흔들리고, 봄이면 연두 빛 새잎이 햇살에 비치는 장면이 창 안에 가득 들어찬답니다. 해가 지면 잎사귀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게 아쉬워서 일몰 무렵부터 나무를 비추는 조명이 켜지도록 만들었어요. 2층 창가에 커튼을 열어두시면, 나뭇잎이 어둠에 잠길 즈음 불빛이 켜지는 순간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Q. 특히 어떤 계절에 아름다운가요?
어느 계절이든 다 아름다워요. 봄의 투명한 연두빛, 여름의 청량한 초록, 가을의 은은한 브라운, 겨울의 앙상한 가지까지. 사계절 모두 다 사랑합니다. 저는 특별히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데요. 1층 창가 꽃무늬 소파에 늘어져 커피를 마시고 음악과 빗소리를 듣는 그 시간이 정말 특별하거든요. 저만큼 비 오는 날의 하유저택을 사랑하시는 게스트분이 한 분 계신데, 비가 내리면 불쑥 전화를 주시고 달려오시기도 한답니다.
ⓒ하유저택 고교 시절 잘못 온 문자로 시작된 인연
하유저택은 두 사람의 오래된 이야기로 이루어진 집이다. 진혜영 대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에게 보낸 문자가 박규동 대표에게 잘못 전달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친구가 되고, 가장 친한 친구가 되고, 군 제대 후 연인이 되고, 스물여섯에 부부가 되었다.
어린 시절 교복을 입고 함께 포켓볼을 치던 기억, 어른이 되면 집에 당구대를 놓겠다던 약속,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보고 싶다던 바람, 비 오는 날이면 달려가던 창가 소파 카페. 하유저택 곳곳에는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실물로 놓여 있다. 그리고 이제 그 공간에서,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쌓이고 있다.
Q. 하유저택에 게스트들이 남기고 간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어느 꼬마 손님이 연필로 또박또박 써두고 간 방명록이 있어요. '이 호텔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엄마와 밤새 포켓볼을 치고 바에 앉아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는 메모, 핸드폰도 보지 않고 온 하루를 나무와 풍경과 새소리 속에서 보내다 가신다는 문자들. 그 이야기들을 전해 들을 때면 정말 보람되고 행복하답니다.
안전하게, 깨끗하게 관리하기
하유저택은 관광펜션업으로 관광사업 등록을 마친 세이프스테이 숙소다. 부산에 거주하며 세컨하우스이자 공유 숙소로 운영하기 위해 설계 단계부터 관련 법령 요건을 반영했다. 소화기는 1층 라운지, 게스트룸, 계단 입구, 테라스, 2층 거실·침실·주방 각각에 비치되어 있으며, 주방과 보일러실에는 확산형 소화기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다. 화재경보기는 화장실을 포함한 모든 공간에 설치되어 있고, 공조 시스템으로 전 공간의 환기를 관리한다. 청소와 소독은 정기 방역 업체를 통해 이루어지며, 층별 외국어 안내문도 비치되어 있다.
Q. 운영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완공 후 오픈하기 전까지 1년 동안 사계절을 직접 지내보았어요. 계절마다 온도, 햇살, 조명, 냉난방, 스마트 시스템, 원격 도어 시스템까지 소소한 것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보완했어요. 작은 불편함도 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지금도 운영해가고 있어요.
ⓒ하유저택
ⓒ하유저택 다바오의 하얀 3층 집을 기억하며
두사람이 하유저택을 짓겠다는 꿈을 심어준 건 필리핀 다바오에서의 기억이다. 이직 준비를 위해 공부를 하던 중 "필리핀에 가서 1년 살고 올까?"라는 남편의 한마디로 두 사람은 첫째 아이와 함께 작은 섬마을 다바오로 떠났다.
그곳에서 만난 하얗고 예쁜 3층 집. 집 주인 부부의 취향이 가득 담긴 풀퍼니처 렌트하우스에서의 1년은 시간이 멈춘 듯한 나날이었다고 했다.
"비록 잠시 머물렀던 집이지만, 지금까지도 마음속의 집이 되어주고 있어요. 언젠가 우리도 이런 집을 짓고 살자, 라는 꿈을 꾸며 달려와 하유저택을 짓게 되었답니다."
다바오의 그 집처럼 하유저택도 누군가에게는 잠시 머물렀지만 오랫동안 마음속의 집으로 남아 있길 바란다고 했다. "하루로는 부족했다." 방명록에 가장 많이 남는 문장이다. 그 바람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콘텐츠에서 소개된 숙소는 모두 법령에 따른 인허가를 완료한 합법 등록 숙소입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안전민박 ‘세이프스테이(SafeStay)’를 통해 소방·위생·안전 기준을 충족한 등록 숙소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